강론 , 신부님말씀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나해 2021년

찬미예수님. 오늘은 연중 제 30 주일이며,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해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하는 전교 주일입니다. 오늘 이 미사를 봉헌하시면서 고향과 가족을 떠나 복음 선포를 위하여 선교에 매진하고 있는 선교 사제들, 수도자들, 평신도 선교사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 특별 헌금은 교황청 전교회로 보내져 전 세계 전교 지역의 교회를 돕는데 사용하게 됩니다. 정성껏 봉헌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교, 또는 선교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인간의 모습을 취하시어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임을 믿고 알리는 행위입니다. 선교의 방법에는 적극적인 방법과 소극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적극적인 방법은 고향과 가족을 떠나 선교지에서 살면서 여러 가지 사업을 통하여 선교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소극적인 방법은 적극적인 방법으로 선교를 하고 있는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를 해 주고, 선교사들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선교를 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해 주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오늘의 복음말씀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복음말씀은 교회의 ‘선교사명’을 가장 분명하게, 그리고 함축적으로 전해주는 마태오 복음의 말씀입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선교’라는 주제와 관련하여 오늘 복음말씀에서 제일 먼저 주목해야 할 점은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으로부터 파견되기 전의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그때 그들은 심한 패배감과 절망감에 빠져 있던 상태였습니다. 그들은 스승 예수님을 배신했었다는 수치심과, 그분께서 십자가 위에서 처참하게 돌아가신 성 금요일의 충격 속에 깊이 빠져 있던 상태였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막달라 여자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를 통해 갈릴래아로 가면 당신을 만날 것이라는 기쁜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 나오는 것처럼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라고 전하는 것으로 보아, 아직까지 몇몇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마음 속 깊이 믿지를 못한 듯 합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부활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따르는 것이 제자들의 첫 번째 소명이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예수님을 믿고 따른다고 하면서, 항상 뒤를 돌아보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필요로 하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파견되는 장소가 갈릴래아의 어느 산이라는 점은 깊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갈릴래아는 제자들이 예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은 곳이었고, 제자로 양성된 곳입니다. 따라서 제자들을 새 출발 시킬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곳은 제자들의 못자리라고 할 수 있는 갈릴래아였습니다.

 

산도 마태오 복음서에서는 큰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을 뵙고 십계명을 받았던 것과 비슷하게, 마태오 복음에서 제자들은, 산에서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라는 새롭게 해석된 계명, 즉 산상설교를 예수님으로부터 듣고 배웠습니다. 이렇게 보면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을 갈릴래아의 어느 산으로 다시 부르셨다는 것은, 당신의 제자들을 모든 민족들에게 파견하시기에 앞서 그들에게 근본적인 가르침을 상기시켜주시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선교의 목표에 대하여 생각해 보면,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갖고 계신 분, 즉 죽음까지도 그분의 권한 아래에 두고 계신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시는 사명의 핵심은 ‘모든 민족들을 예수님의 제자로 삼는 것’ 입니다. 제자란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그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제자들의 사명은 복음 선포를 듣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제자로 만드는 것입니다. 열 한 제자도 그동안은 예수님의 제자로만 남아 있었지만,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체험한 지금은 만민에게 파견되어, 예수님께서 그들을 부르실 때에 하셨던 말씀대로 사람 낚는 어부, 사도로 거듭 태어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명은 지금 우리에게까지 전해졌습니다.

 

마태오 복음서를 보면 예수님께서는 산상설교를 시작으로 최후 심판 말씀에 이르기까지 줄곧 제자들을 가르치셨습니다. 이제 부활하신 예수님에 의하여 새롭게 출발되는 사도 공동체는 예수님께서 하셨던 가르침의 임무를 부여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가르침은 사도들 자신들의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동안 예수님으로부터 배웠던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 의하면 넓게 볼 때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친교의 삶’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례성사를 받음으로써 신자들은 성자 예수님과 결합하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성자 예수님과 가장 깊은 사랑으로 결합되어 있는 성부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데, 이때 성령께서는 이런 친교를 근본적으로 가능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내가 세상 끝날 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는 말씀은 부활하신 예수님에 의해 새롭게 탄생되어, 계속 자라나야 할 예수님의 사도 공동체인 교회에 주어진 가장 든든한 보증의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면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려면 ‘사도들은 갖가지 어려움을 겪게 되겠지만, 그들의 공동체는 당신 자신이 그들과 늘 함께 계시겠다.’ 고 약속해 주신 공동체입니다. 그리고 그 약속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민족의 복음화를 위하여 기도하는 오늘, 우리는 복음말씀으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시기 전에, 그들을 당신께 대한 그들의 ‘첫 열정’이 타오르던 갈릴래아로 부르신 말씀을 들었습니다. 우리도 복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신앙의 첫 시기’, ‘소명의 첫 시기’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에 감격했던 순간을 잊지 말고 때때로 회상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사랑’과 ‘그분께 대한 우리의 사랑’이야말로 선교활동의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본당에서도 새로이 예비 신자들을 모집합니다. 11월 6일 토요일부터 신청을 받아서 11월 28일 주일 오후 2시에 입교식을 가질 예정입니다. 세례성사는 내년 6월 3일 금요일 저녁에 행해질 예정입니다. 주변에 신앙을 갖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인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한 주간 하느님의 사랑을 내 마음 속에 깊이 새기며 그 사랑을 우리의 이웃들에게 전달하는 나날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