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말씀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대림 제 3 주일 강론

 

오늘은 대림 제 3 주일입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곤 합니다. 이것은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오늘 복음말씀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은 메시아를 기다리며 광야에서 낙타 털옷을 입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희생과 극기의 삶을 살았던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였습니다. 그는 요르단 강에서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라고 외치며 메시아의 길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런 세례자 요한이었지만 이제는 헤로데에게 잡혀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겨울 가로수 모습

 

그저 한 가지 더 남아 있다면 자기 자신이 기다리고 있던 메시아가, 자신이 메시아라고 생각하고 있던 예수님께서 맞느냐는 확신을 갖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 말씀에 보면 세례자 요한은 자신의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어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라고 묻게 하였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찹찹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질문을 받은 예수님께서는 “내가 메시아다.”, 또는 “아니다.”라 는 명쾌한 대답은 하시지 않으시고, 다만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이 직접 보고 들은 것을 자기 스승에게 전하도록 일러주었습니다.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 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이 말씀은 “내가 바로 메시아다.” 라고 말씀하시는 것보다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메시아 시대에 일어날 사건들을 보여 주심으로써 당신이 메시아이심을 확신케 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덧붙이시기를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고 하셨습니다. 세례자 요한도 의심을 했으니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의심했던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해 나가면서 회의를 느끼는 것과 똑같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덧붙이시기를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세례자 요한처럼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오실 예수님, 그리고 다시 오시어 우리를 구원해 주실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분과 만나는 날, 우리는 참된 평화와 행복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희생과 극기, 사랑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오늘 제 2 독서에서 사도 야고보는 “주님의 재림 때까지 참고 기다리십시오. 참고 기다리며 마음을 굳게 가지십시오.” 라고 신자들을 격려하고 있습니다.

 

또 오늘 복음 말씀의 마지막 부분에서 예수님께서는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바로 우리가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주님께 대한 믿음을 고백하면서 희망을 갖고 이 세상을 살아갑시다.